공무원 연금개혁으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최근, 연금개혁 과정을 지켜보는 수험생들의 심정은 복잡 미묘하다.
공무원 연금개혁으로 명예퇴직자가 늘어 내년 채용전망은 밝아졌지만, 정작 공무원 연금개혁 결과로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가진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공무원 연금은 국민연금과 달리 정부가 연금지급을 보장하기 때문에 ‘직업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공무원 수험생들에게는 공무원 시험에 도전장을 던지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공무원 연금 개혁이 납부금을 더 내고 수령액은 덜 받는 쪽으로 진행이 되고 있으며, 이마저도 가장 큰 피해자는 앞으로 임용될 공무원들이 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일부 수험생은 공무원 시험을 포기하고 사기업 취업으로 방향을 바꾸기도 했다.
그러나 ‘정규직 해고 유연화’, ‘비정규직 양산’, ‘무급 인턴’ 등의 이슈로 혼탁해지고 있는 취업시장에서 ‘고용 안정성’이라는 무기를 갖고 있는 공무원의 매력은 여전히 치명적이다.
이로 인해 수험생들에게 ‘공무원 연금개혁’은 시험에 계속 도전해야할 의욕을 꺾기보단 명퇴자의 증가로 신규 채용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합격 문턱을 낮췄다는 인식이 더 강하다.
이제 와서 오래 준비한 공무원 시험을 포기할 수 없다는 수험생들의 심리도 맞물려 있다.
아직 공무원 시험에 도전장을 던지지 않은 사람에게는 공무원 연금개혁이 공무원 시험에 도전장을 던지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요인이지만, 현재 공부 중인 수험생에게 공무원 연금개혁은 그저 시험의 ‘변수’가 될 뿐이다.
일부 수험생들이 현재의 연금개혁안을 이대로 지켜봐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 목소리는 작다. 공무원이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수험생들이 공무원 연금개혁안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어색한 탓도 있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은 연금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다른 쪽에서 보전해주면 만족스럽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내년이면 공무원 수험 2년차에 접어든다는 한 수험생은 “무조건 공무원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수립되진 않을 것”이라며 “공무원 연금개혁이 이뤄지는 대신 보수가 사기업 수준으로 현실화되는 등 처우개선이 이뤄진다면 만족스러울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