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본질을 기억해야
2014년도 며칠 남지 않은 끝자락에 서 있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해가 저물어가고 있는 것.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모든 사람들이 지치고 고단했던 묵은해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밝아오는 새해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오르기 마련이다. 공무원 수험가도 숨 가쁘게 뛰어온 올해를 정리하고 내년도 시험만을 바라보며 전력질주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올해를 정리하는 데 있어서 수험가, 공무원, 나아가 국민 모두를 찝찝하게 하는 사안이 있다. 정부가 올해 안에 마무리를 짓겠다고 했던 공무원연금개혁안이 아직까지 갈팡질팡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 수험가 한쪽에서는 이러한 공무원연금개혁안으로 인해 퇴직자가 늘고 있으며 이를 채우기 위한 신규 공무원 채용규모를 넓힐 수도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기자가 실제 몇몇 정부기관 관계자들을 통해서도 확인한 사안이기 때문에 신빙성이 높은 얘기로 생각된다. 채용규모의 증가는 수험가가 반색할 만한 소식이 될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본질은 기억해야만 한다. 정부는 ‘더 내고 덜 받는 식’의 공무원연금개혁은 서두르는 반면 약속했던 공무원 사기진작책은 늦장을 부리고 있다. 그동안 공무원·전문가 등의 의견수렴을 통해 준비해 온 ‘공직 활력·경쟁력 제고방안에 관한 방향성 및 기본방안’을 빠른 시일 내에 발표하겠다고 했으나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는 상황인 것. 이와 관련해 최근 공무원 7명 중 1명꼴로 이직 의향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사기진작책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새누리당 김희국 의원이 인사혁신처로부터 제출 받은 `2014년 민관보수수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3~9급 일반직 공무원 1천66명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참여한 공무원 중 24.6%가 민간기업으로의 이직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직의향을 밝힌 응답자 중 90.6%가 보수(임금)가 적기 때문이었다. 이와 일맥상통하는 결과로 이직의향이 있다고 밝힌 일반직 공무원들은 민간기업 이직 시 그렇지 않은 공무원보다 현 보수대비 높은 기대보수 수준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한 결과, ‘보수(임금)’가 적다고 인식하는 비율은 81.6%, ‘보수제도’에 대한 불만을 가지는 비율은 76.6%로, 다른 만족도 항목인 ‘성과평가’, ‘자부심’, ‘공무원 직업에 대한 사회적 평가’보다 매우 낮은 만족도를 보여 보수격차에 대한 인식은 그대로 그들에게 불만으로 이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공무원들은 ‘보수 및 보수제도’, ‘성과평가’에 대해서는 불만이 크지만 ‘직업 자부심’과 ‘사회적 평가’ 때문에 공무원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추진되는 개혁안대로 된다면 이들을 붙잡고 있는 공무원이라는 직업 자부심, 사회적 평가도 힘이 약해질 수밖엔 없을 것이다. 만약 정부와 새누리당이 내논 공무원연금개혁안대로 제도가 안착됐을 때 그에 걸맞는, 공무원들을 위로해 줄 만한 사기진착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이제 더 이상 최고 인기 직종의 반열에서 떨어질 날도 먼 얘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는 당장의 얘기는 아니겠지만 말이다. 공혜승 기자 news@kgosi.com<저작권자(c) 한국고시. http://kgos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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