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 시작된 시간제 공무원
정부는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시간선택제 공무원을 올해부터 뽑기 시작했다. 국가직은 경력경쟁으로만 채용했지만, 각 지자체는 공개경쟁채용 방식으로 시간선택제 공무원을 상당수 선발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은 시간선택제 선발예정인원의 절반 수준을 간신히 채우는 등 실적은 좋지 않았다. 특히, 전라남도는 올해 54명의 9급 행정직 시간선택제 공무원을 선발할 예정이었으나 34명만이 최종합격해 57.4%의 최종합격률에 그쳤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시간제 공무원의 채용규모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구직자의 수요, 사회복지직 공무원 확충계획 등을 감안해 지방직에 대해 시간제 채용 목표비율을 1% 상향할 계획이라고 지난 10월 밝혔다. 이 때문에 향후 3년간 채용할 시간선택제 지방직 공무원 채용규모는 2,124명에서 2,428명으로 늘었다.
근로 의욕 꺾은 공무원연금개혁
현직 공무원들뿐 아니라 공직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도 공무원연금개혁은 뜨거운 감자다. 현직 공무원 입장에서는 직업의 안정성과 노후를 보장해주는 공무원연금을 덜 받고 늦게 받는 식으로의 변화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이 같은 불이익에서 벗어나고자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공무원의 수가 부쩍 늘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수험생들은 현직공무원의 명퇴 행렬에 반사이익을 얻는 모양새다. 퇴직자가 늘면서 내년 신규채용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산시에서는 내년에는 연금개혁으로 인한 명예퇴직자의 증가로 올해보다 1.5배 더 많은 인원을 선발한다고 밝혀 해당 지역 수험생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세무직 대규모 채용
박근혜 대통령의 ‘4대악 근절’과 ‘지하경제 양성화’ 핵심 공약에 따라 올해 세무직 공무원의 신규 채용규모가 큰 폭으로 늘었다.
2012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세무직은 채용규모가 꾸준히 감소해왔지만, 7급 54명, 9급 330명을 선발한 2012년을 기점으로 상황은 반전됐다.
올해는 국가직 공채를 통해 7급 135명, 9급 778명을 선발했고, 이 때문에 시험 진행도 안행부가 아닌 국세청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지방직도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지자체가 세무직의 선발인원을 늘려, 세법을 전공하지 않은 일행직 수험생들도 다수 응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도 세무직은 채용 전망이 밝아, 행정직에서 세무직으로 변환을 꾀하는 수험생들의 수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 채용규모 증가
작고 효율적인 조직을 지향한 이명박 정부에서 한껏 움츠렸던 공무원 신규채용 규모가 박근혜 정부 들어 기지개를 폈다. 복지공무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사회복지 공무원을 이전보다 많이 뽑은 것을 시작으로, 4대악 근절을 위해 세무직 공무원의 채용규모도 늘렸고, 올해부터 시간선택제 공무원까지 선발해 절대적인 공무원 채용규모 증가에 일조했다. 일반행정직 역시 마찬가지로, 올해 국가직 직급별 선발예정인원은 9급 3,000명, 7급 730명으로 9급2,738명, 7급 630명을 선발한 작년과 비교해 각각 9.6%, 15.9% 증가했다.
지방직 공무원 채용규모도 역시 늘었다. 올해 지방공무원 선발예정인원은 작년보다 1,556명이 증가한 13,701명으로 집계됐다.
지방인재채용목표제
공무원 채용규모는 늘었지만, 공채 시험의 문은 갈수록 좁아질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공무원 채용시험에서 지방학교 출신과 저소득층의 공직 진출 기회를 더욱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7급 공채시험에도 지방소재 학교 출신이 합격예정인원의 일정 비율에 미달할 경우 일정범위 이내에서 추가합격하게 된다. 꾸준히 사회 소외계층을 지원한 박원순 시장도 서울시의 장애·저소득 공무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전문가 공무원’ 양성을 위해 외부 전문 인력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면접시험 방식 변경
올해는 면접응시자를 ‘우수’, ‘보통’, ‘미흡’ 세 가지 등급으로 평정하고, ‘우수’ 등급은 합격, ‘미흡’ 등급은 불합격, ‘보통’ 등급은 필기시험 성적순에 따라 최종 선발예정인원만큼만 합격시키되, 임용포기 등으로 결원이 발생할 경우 면접시험에서 ‘미흡’ 등급을 받지 않은 자 중에서 성적순으로 추가 합격자를 선발할 수 있게끔 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의 결과로, 면접시험의 변별력이 사라져 필기시험 성적이 좋지 못한 응시자들이 다수 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필기시험 성적순으로 합격자를 정하는 식으로 시험제도가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문제오류
작년부터 필기시험 문제를 공개하기 시작한 서울시가, 올해 문제오류로 홍역을 치렀다. 올해 서울지방직 필기시험에서 38개 과목 94개 문항에 이의가 접수됐으며, 이 중 11개 문항의 정답이 변경됐다. 지난 11월 서울시 행정사무감사에서 출제오류에 대한 지적에 문홍선 서울시 인재개발원장은 “일부 오류 발생은 시험관리 과정을 투명하고 공정성을 마련하기 위한 과정중 과도기적 현상”이라며 “향후 서울시 공무원 채용시험에서 문제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완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각종 시험 여성합격자 증가
갑오년은 공무원시험에서 여성의 힘이 제대로 불어 닥친 한 해였다. 가장 많은 인원이 몰리는 국가직 9급 공채 최종합격자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49%인 1,018명이 여성으로 집계됐다. 이는 42.1%였던 지난해보다 6.9% 상승한 것으로 과거 역대 최고 수치였던 48.6%보다 0.4% 높다. 국가직 7급 시험에서도 여성의 힘은 이어졌다. 국가직 9급과 마찬가지로 역대 최고 여성합격자 비율인 36%를 기록했다. 특히, 행정전국은 최종합격자의 52.9%가 여성으로 집계돼, 지난해 여성합격자 비율인 42.7%보다 10.2%나 상승했다.
방재안전직 채용
2012년 처음 논의됐다가 올해부터 공개채용방식으로 신설된 방재안전직은 자연재해 및 각종 사회적 재난에 대한 대응능력을 강화하려 탄생했다. 그러나 정작 올해 초만 하더라도 방재안전직을 선발하는 지역과 인원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 한 해를 뒤흔든 세월호 사건이 터지자 안전불감증에 대한 지적이 잇따라 터져 나와 방재안전직도 새로운 전환을 맞이했다. 사건 이후 하반기에만 7개 지역에서 79명의 방재안전직을 공채 또는 경력경쟁으로 방재안전 공무원을 뽑았다.
정부조직개편
지난 11월 19일 안전행정부는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국민안전처 등 관련 부처 직제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시행됨에 따라 국민안전처와 인사혁신처, 행정자치부가 공식 출범했음을 밝혔다. 이로써 중앙행정기관은 기존의 17부3처 18청 2원 5실 6위원회에서 17부 5처 16청 2원 5실 6위원회로 탈바꿈한다. 이번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국민안전처는 세월호 사고를 통해 드러난 재난안전 체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강력한 재난안전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