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제 일자리 어디로 갔을까?
전일제 일자리는 줄고 시간제는 늘고
2013년 5월, 정부는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방책으로 ‘시간제 일자리’를 구상했다.
당시 안전행정부 박찬우 차관은 “공무원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경력 단절 여성이나 은퇴자를 시간제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이후 시간제공무원은 조금 더 구체화됐고, 2013년 말에는 2017년까지 총 4,000여명의 시간선택제 공무원을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부 방침은 일부 계층을 제외하고는 반발에 부딪혔다.
민주노총은 “일자리는 단순한 수치의 문제가 아닌 삶의 질 문제”라고 꼬집었으며, 야당에서는“정부부처와 공공기관들은 비율을 맞추기 위해 멀쩡한 일자리를 시간제로 쪼개야 할 판”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논란에도 정부는 시간선택제를 밀고 나갔다. 지난해 각 지역별로 시간제 공무원을 적지 않게 뽑았고, 국가직은 경력경쟁을 통해 시간제 공무원을 선발했다.
가장 큰 문제는, 전일제 일자리의 감소다.
경력단절 여성에게 시간제는 매력적인 일자리지만, 나날이 상승하는 물가와 집값으로 고통 받는 청년들에게 시간제는 부업 수준에 불과하다.
무한 스펙 경쟁과 학자금 대출 등으로 청년들이 허덕이는 상황에서 공무원 채용시장의 파이 크기를 늘린 것이 아닌 기존 파이를 쪼갠 것에 불과한 시간제 일자리는 다수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올해 공무원 시험에서도 사회복지직 채용규모는 작년보다 전반적으로 줄었지만, 시간제 일자리는 오히려 늘었다는 점에서 이를 비판하는 수험생들의 목소리가 크다.
한 사회복지 수험생은 “만약 시간제 공무원 제도가 없었으면, 전일제 일자리가 더 늘었을 것”이라며 “전일제와 시간제의 압도적인 경쟁률 차이만 보더라도 다수의 수험생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부는 알아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간선택제가 도입된 지 올해로 2년째라서 시간선택제 공무원 제도에 대한 비판은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경력단절 여성에게 비교적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육아에 대한 어려움이 갈수록 높아지는 현실 속에서 자신의 근무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은 뛰어난 장점이다.
하지만 기존 수험생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현재 전일제 공무원과의 갈등으로 문제시 되고 있는 시간제 공무원의 근무형태에 대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한 수험생은 “고용률이라는 숫자에 묶여 시간제 일자리를 전일제와 묶어 단순히 채용규모만 키우는 것은 올바른 정책이라 할 수 없다”라며 “시간제에 맞는 일자리와 전일제가 어울리는 일자리를 구분해서 채용하는 방향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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