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현상, “참아야 하느니라”
시험 중 화장실 사용금지 관행 인권침해 논란
수원시 인권센터가 필기시험 도중 소변을 볼 수 없도록 하는 공무원 채용시험 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15일 수원시 인권센터에 따르면, 공무원 시험 응시자들의 화장실 이용지침을 대학수학능력평가 시험 수준으로 개선해 인권 침해적 관행 및 제도를 고칠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달 27일 치러진 경기도 지방공무원 임용 필기시험에서 일부 감독관이 화장실 출입을 통제한 뒤 화장실 이용을 요구하는 응시자에게 시험실 내에서 소변 봉투를 이용해 생리현상을 해결하라는 황당한 지시를 내린데서 비롯됐다.
현재 약 65만 명 정도가 응시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경우, 시험 감독관의 동행 하에 응시자가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지만 공무원 시험은 배탈 등 불가피한 상황 발생 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지만 응시자가 시험실 밖으로 나가는 순간 재입실은 금지된다.
이 때문에 1년에 한 번밖에 없는 응시기회를 놓칠 수 없는 수험생들의 입장에선 생리현상을 참아내며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시험을 치를 수밖에 없다. 응시자들을 경악케 한 시험실 ‘간이 화장실’ 사건은 이 같은 시험제도가 낳은 기현상인 셈이다.
수험생 김모(24)씨는 “아무리 원칙이라고는 하지만, 여성과 남성이 함께 시험을 보는 공간에서 생리현상을 해결하라는 것은 명백한 인권침해”라면서 “비단 지방직 뿐 아니라 공무원 채용시험 전반이 개선돼야 할 문제라고 본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커지자 경기도는 행정자치부와 소변봉투 사용에 대한 인권침해 여부에 대해 논의를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한편, 수원시는 지난 5월 4일 경기도 최초로 `수원시 인권센터`를 개소하고 민간인 인권전문가2명을 시민인권보호관으로 채용해 인권침해 상담·조사를 독립성을 갖고 수행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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