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널뛰기 난이도
이제 11월도 끝나가며 올 달력은 연말을 향해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 이쯤해서 2015년도 공무원시험이 마무리가 됐다고 말할 수 있겠다. 10월까지는 지방직 7급, 해양경찰 등 필기시험들이 있었지만 11월이 되면서는 면접 혹은 최종발표일만 적혀 있는 달력을 보니 기자 역시 새삼 올해 시험이 비로소 끝이 나는구나 싶다.
수험가에는 당당히 합격을 거머쥐고 곧 공무원으로서 발을 내딛을 이들도 있겠고 안타깝게도 올해 낙방을 해 내년시험을 기약해야 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공무원이란 꿈을 이루기 위해 시험에 사활을 걸고 공부에 몰두해 온 수험생들 모두에게 따뜻한 격려와 위로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시기에는 매년 ‘시험’, ‘수험생’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다보면 공무원시험보다야 단연 ‘수능’과 관련된 기사들이 주르륵 뜰 수밖에 없는 시기다.
2016학년도 수능은 지난 12일 진행됐다.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공무원시험의 영역과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능에는 아직까지 미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올해 수능 규모는 원서 접수자 기준으로 63만여명에 이른다.
지난해 수능에서 16년 만에 기승을 부렸던 한파 대신 올해에는 비교적 포근한 날씨 속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수능시험이 끝난 뒤, 어김없이 난이도 논란이 빚어졌다. 수능 난도가 수능 이전에 치른 모의평가보다 높았다는 불만을 쏟아내는 수험생이 적지 않은 것. 이는 지난해 수능과 올해 두 차례 실시된 모의평가와 비슷한 기조를 유지하겠다던 교육당국의 방침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시험의 난이도 조절은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닐 것이다. 입시전문가들은 난이도에 대한 강박과 다양한 변수가 지금까지 ‘널뛰기 난이도’의 원인이었다고 분석한다.
이렇게 공무원시험보다 출제위원이 훨씬 많고 출제 기간도 긴 수능에서조차 난이도에 대한 논란과 출제 오류 등에 대한 논란이 나오는데 공무원시험은 어떻겠는가.
한 수험전문가는 “사실 공무원시험에서 앞으로 시험이 어떻게 출제될 지 그 난이도를 전망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수능에서도 매년 난이도가 널뛰는데 그보다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쓸(여건적으로) 공무원 시험에서 난이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는 것이다.
한 차례 공채 시험이 끝나고 나면 시험에 관한 후담으로 시끌벅적한 공무원 수험가에서 심심찮게 들려오는 표현이 있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수험생들의 무거운 목소리를 타고 나오는 표현으로 ‘지엽적이다’라는 말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번 시험에서는 어느 과목이 더 지엽적이었고 어느 과목이 덜 지엽적이었다는 것이 곧 더 어려웠고 쉬웠다는 말로 나타난다.
이처럼 지엽적이라는 것은 사전적 의미로 ‘본질적이거나 중요하지 않고 부차적인, 또는 그런 것’을 뜻한다. 공무원 시험 과목이 지엽적으로 출제되었다는 말은 즉 교재에 드러나 있기는 하지만 중요 부분이 아닌 부분을 문제화했다는 것이다. 기본서에 한 줄이나 두 줄 정도로 간략하게 들어가 있는 부분이 하나의 문제로 출제되는 식이다. 수험생의 입장에서 크게 다뤄지는 부분들을 위주로 보기 마련인데 그러한 문제가 나오면 맞힐 수 있는 수험생은 많지 않을 수밖에 없다.
언급한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개선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이 개선돼야 할 것이다. 출제위원 및 연구위원의 공개, 장기적으로 연구를 해나가는 기관 확보로 문제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분명 예년에 비해 진화되고 있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공무원 시험에 출제되는 문제 유형이 수많은 기출문제와 모의고사로 잡혀나가는 만큼 그 유형의 문제점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내년 시험에는 더욱 발전된 공무원시험 출제가 되길 희망한다.
공혜승 기자 news@kgos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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