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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선발 규모가 갖는 의미
  2015-12-10| 조회수 5342

[취재수첩] 선발 규모가 갖는 의미


어느새 12월이다. 본격적인 겨울의 시작을 알리듯 지난 2주 동안 눈이 많이 내렸는데 생각보다 그리 춥지는 않은 것 같다. 실제로 평년에 비해 기온이 높다고 하니, 사적으로 살이 쪄서 추위를 덜 느끼게 됐다거나 체력이 좋아졌다거나 하는 건 아닌가보다. 전세계에서 지구온난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을 마련한다며 회의기구를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렇게 날씨는 점점 예년보다 따뜻해지고 있는 반면 취업시장의 추위는 여전히, 아니 더욱 꽁꽁 얼어있다. 올 대기업들의 채용이 마무리되고 취업시장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무원시험도 모두 끝이 나면서 취준생들의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올해 기업들마다 채용규모를 늘리고 공직의 문도 넓어졌다지만 체감되는 불황은 높기만 했고 어느 해보다 치열한 경쟁의 모습이었다. 

실제로 최근 잡코리아에서 한 설문조사의 결과가 눈에 띈다. 올해의 채용규모는 작년과 비슷하지만 실제 체감하는 채용규모가 어떤지 묻는 질문에, 35.4%의 응답자들이 ‘작년에 비해 줄었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작년과 비슷하지만 비정규직 증가 등 고용의 질은 떨어졌다’(31.2%), ‘작년과 비슷하고 고용의 질도 동등하다’(16.0%) ‘작년에 비해 늘었지만 비정규직 증가 등 고용의 질은 떨어졌다’(9.6%)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공무원 수험가에서도 어느 정도 비슷한 결과를 보이지 않을까 싶다. 비록 선발인원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지만 신규수험생들이 유입되고 수험생들의 실력이 높아지면서 경쟁을 더욱 치열해졌다. 

그럼에도 선발 규모는 언제나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매년 12월 말에서 1월~2월 사이, 수험가에서는 공채 선발 공고가 연이어 논란이 된다. 공고에서 밝혀지는 시험 일정, 채용 규모, 시험 변동 사항 등이 수험생들의 입을 오르내린다. 시험 일정은 수험생들이 예측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늘 예년과 큰 차이가 없게끔 결정되지만 선발 인원은 어떤 결과로 나오든 수험생들의 이야깃거리가 된다. 

선발 인원이 많으면 많기 때문에 기대에 부푼 수험생들의 활기찬 목소리에 실리고 선발 인원이 적으면 적을수록 그만큼 불안하고 속상한 목소리에 실리게 된다. 

수험생들 사이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가 ‘내년에는 선발 인원 좀 늘려 달라’는 소망이다. 선발 인원이 곧 경쟁률에 영향을 주고 경쟁률은 합격점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선발 인원과 경쟁률, 합격점에 대한 일반론은 선발 인원이 많을수록 경쟁률과 합격점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수험생활을 해오고 합격점에 거의 닿아 올해 합격을 기대하는 노량진의 한 수험생은 선발인원 증가에 대해서 덤덤한 말투로 “선발인원이나 경쟁률은 사실 제대로 실력이 갖춰진 수험생에게는 중요치 않다.”며 “합격할만한 점수라면 얼마를 선발하든 합격하게 되어 있다. 선발인원이나 경쟁률로 합격을 점치지 말고 자신의 실력을 믿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많은 수험생들이 점점 더 치열해지는 공무원 시험에서 선발인원 증가로 인한 합격점 하락을 무시하기란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2점, 1점, 심지어는 0.5점으로 탈락하는 경험을 한 수험생들은 더욱 선발인원과 경쟁률, 합격점에 예민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사처 관계자에 따르면 올 선발규모는 12월 말을 돼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모두를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는 것은 힘들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수긍은 갈만한, 질 높은 선발규모가 마련됐길 기대해 본다. 

공혜승 기자 news@kgosi.com

<저작권자(c) 한국고시. http://kgos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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