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2주년 기획특집] 청춘, 나는 공시생이다
인생의 황금기를 공시생으로 산다는 것은
신희진 기자
“청춘! 이는 듣기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 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 위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의 기관같이 힘 있다. 이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은 꼭 이것이다.”
- 민태원 <청춘 예찬> 중에서
‘청춘(靑春’)하면 우리는 발랄한 에너지를 떠올린다. 그러나 이 시대의 청춘들은 2평도 안 되는 작은 공간에 틀어 박혀 앉아있다. 한 유명 여행작가가 꿈이 7급 공무원이라고 밝힌 사람에게 ‘정신 차리라’며 따귀를 때렸다. 그녀는 7급 공무원은 뭔가를 하고 싶은 과정이 될 순 있어도 꿈이 될 수 없다는 의미로 따귀를 때렸다고 한다.
기자의 친구가 꿈이 7급 공무원이라고 한다면 기자 역시도 ‘정신 차리라’며 친구의 따귀를 때릴 것이다. 위 여행작가와는 다른 의미의 따귀이다. ‘7급 공무원’은 보통의 각오로는 달성할 수 없는 정말로 어려운 ‘꿈’이기 때문이다. 인생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는 청춘들은 어째서 ‘공시생’이라는 험난한 길을 택한 것일까?
위 사진에서 공무원시험에 최종합격하는 인원은 얼마나 될까? 한 강의실에 수강생이 100명이라고 해보자. 저들이 모두 9급 일반행정직에 지원했다고 가정하자. 이들 중 많아야 3명 정도만이 최종합격에 이를 수 있고, 97명은 시험에 떨어지게 된다.
우리 부모님 세대에만 하더라도 사기업에 가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지원했던 9급 공무원의 위상이 현재는 모두가 가지 못해 안달인 상황이 됐다. 높은 연봉과 안정적인 사기업 일자리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오히려 비정규직의 양산으로 고연봉은커녕 꾸준한 생계유지 수단마저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집값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생필품을 사는데 필요한 금액 역시 높아지고 있다. 정부에서는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국민들에게 아이를 낳으라고 독려하고 있지만,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부담 없이 아이를 낳고 기르는 사람의 숫자는 매우 적다.
고수익 직종이라고 하기엔 거리가 먼 9급 공무원시험에 많은 이들이 매달리는 것도 단순한 이유다.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기 위해서다. 현재 우리는 이 작은 소망조차도 쉽게 이룰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공무원저널은 창간 12주년을 맞아 ‘공시생’의 길을 선택한 청춘들을 살펴보고 진단해봤다. 우리의 이런 작은 시도가 공무원시험 합격을 위해 밥과 잠을 줄여가며 공부하는 독자들에게 작게나마 위로가 되길 바란다.
[창간 12주년 기획 특집기사] 청춘, 나는 공시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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